삼성, 이번엔 주주를 생각할 때 IT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앞세운 2년간의 호시절 끝에 주주들과 소비자들로부터 시험받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친 지난해 4분기 실적과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선보인 신제품을 둘러싼 평가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아시아판 1면 머리기사에서 삼성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삼성은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미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포 20주년에 맞춰 직원들에게 지급한 대규모 보너스를 둘러싸고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이번 보너스 지급으로 시장전문가 23명이 예상한 영업이익 8조8000억원에 미달한 8조1000억원의 성과를 내놓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배당 확대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대규모 보너스를 지급하고 실적까지 떨어진 만큼 향후 주주들의 배당 확대 압력은 더 커질 듯하다. 외신들은 삼성이 다른 한국 기업들처럼 1% 미만의 배당수익률을 보이는 게 경쟁사 대비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한국 주식에 많이 투자해온 템플턴 이머징 마켓 그룹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보너스에 대해 반대하지 않지만 주주들도 적어도 비슷하게 보상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주주를 소외시켰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하락한 주가는 회복하기 힘들다.

투자은행 CLSA의 매트 에반스 애널리스트도 “신경영 보너스는 삼성의 대규모 이익과 무관하다”며 “투명성이 부족했던 이번 조치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삼성은 CES에서 곡면 화면의 UHD 커브드 TV와 태블릿 PC 같은 신제품을 선보였다. 스마트홈 전략으로 각종 가전 및 스마트폰의 연결 플랫폼 구축 계획도 내놓았다. 이로써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WSJ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우려를 확인한 계기라고 전했다. 삼성으로서는 스마트폰의 성장세 둔화 속에 원화 강세마저 겹쳐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올해 마케팅 비용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수익확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지난해 선보인 곡면 TV와 스마트폰, 갤럭시 기어의 부진도 뼈아프다.

그러나 WSJ은 삼성이 여전히 잘 나갈 근거도 있다고 제시했다. 삼성이 반도체 산업에서 탄탄한 입지를 유지하는 가운데 안정적 수익을 거두고 있는 데다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 사업 강화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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